등산가들은 해발 7500m 이상의 산을 죽음의 지대라고 부른다. 산소 부족과 빠르게 변화는 날씨로 인해 인간의 적응 능력, 통제 능력을 벗어난 높이이기 때문이다. 오늘 본문은 “누구든지 네 오른쪽 빰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너를 송사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 주고, 억지로 5km를 같이 가자는 사람이 있으면 10km까지 가라“는 말씀을 통해 마치 죽음의 지대에 도착한 느낌을 준다. 산상의 수훈의 입구인 팔복은 불신자조차 감동시킬 만큼 아름다움의 깊이가 있다. 그러나 팔복이란 입구를 지나 본격적인 가르침이 시작되면 그 길이 얼마나 거칠고 높은지 도저히 오르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 예수님께서 이토록 높은 수준의 말씀을 하시는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우리를 온전케 하시려는 기대 때문이다(마 5:48). 하나님의 온전하심과 같이 온전케 되기 위해서 주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1.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38, 39절)
구약 율법은 피해가 발생했을 때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되갚아 주라고 말씀한다. 여기서 “되갚아 준다”는 말은 남에게 손해를 입혔으면 최소한 그 피해 이상은 갚아 주어야 한다는 보상의 원리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것을 잘못 해석하여 복수의 원리로 적용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정의라고 생각한다. 예수님은 오른쪽 빰을 치는 자에게 왼쪽 빰을 대며, 거짓 소송으로 속옷을 빼앗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 주고, 5km를 억지로 데리고 가는 자에게 10km까지 동행해 주라고 말씀한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근본 정신은 “악한 자를 대적지 말라”는 의미이다. 악한 자와 똑같은 방법으로 싸우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것이다. (로마서 12:21)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선으로 악을 이기기 위해서 예수님은 3가지 자기 부인에 대하여 말씀하시는데, 오른쪽 빰을 때리는 자에게 왼쪽 빰도 돌려대겠다는 자존심에 대한 부인, 속옷을 빼앗는 자에게 컽옷까지 주는 자기 이익에 대한 부인, 5km를 가게 하려는 사람에게 10리까지 동행하는 자기 편리에 대한 부인이다. 자존심을 내세우고, 나는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 하고, 내 편리함을 내려놓지 못하면 결코 선으로 악을 이기지 못한다. 오히려, 악한 자와 똑같은 모습으로 행동하게 된다.예수님처럼 선으로 악을 이기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하고, 손해보는 것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고, 내 편리함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2. 원수까지 사랑하라(43, 44절)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고,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다고 말씀한다. 그리고 사도 바울은 말세 즉, 세상의 끝이 가까울수록 고통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말씀한다. (디모데후서 3:1, 2) “네가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리니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말세가 될수록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고, 답답해하고, 공허해하는 것은 사랑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사랑하지 말아야 할 대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사랑받을 자격이나 가치가 전혀 없는 사람까지 품으시는 것이다. 만약 하나님 믿는다고 하면서도 마음이 공허하다면 사랑을 받지 못해서가 아니다. 사랑할 누군가가 없어서도 아니다. 하나님처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내 이웃만이 아니라 원수까지 사랑하며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다. 성경은 이렇게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라고 말씀하신다. 내가 하나님의 아들인지, 딸인지를 구별하는 명백한 증거는 하나님처럼 사랑하고 있느냐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사랑한다면 아무런 상이 없다. 세리들도 할 수 있는 에로스의 사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시간 하나님께서 던지는 질문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그 사랑이 아가페냐, 에로스냐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온전하심의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습은 자격없는 악인을 향한 사랑과 긍휼과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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