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열왕기하 13장 20 - 21절
제 목: 내가 남긴 뼈도 기적의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엘리사가 죽은 후, 한 마을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죽은 자를 매장하기 위해 땅을 파고 있을 때, 모압의 도적떼가 갑자기 공격합니다. 놀란 이들은 도망치기 위해 죽은 자를 옆에 있던 엘리사의 무덤에 급하게 던졌습니다. 그런데 죽은 자의 시신이 엘리사의 뼈에 닿으면서 다시 살아나는 신기한 기적이 일어납니다. 기적이 일어났을 때, 기적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면 미신적인 행위에 빠집니다.
중세 카톨릭 교회는 ‘소위’ 성자로 인정된 사람의 유물이나 유해를 ‘성유물’이라고 부르며 신성시합니다. 카톨릭의 성유물은 3등급으로 나누는데, 1등급은 성인의 유해(뼈 또는 신체), 2등급은 성인의 유품, 3등급은 성인의 살아생전 몸에 닿았거나, 성인의 시신에 닿은 물건입니다. 지금도 몇몇 카톨릭 성당에는 ‘성자’의 뼈나 유품을 전시해놓고, 치유의 능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한국의 경기도 안성의 미래내 성요셉 성당에는 한국 최초의 카톨릭 사제로서 순교했던 김대건 신부의 아약골(아래턱뼈)가 성유물로 보관 중입니다. 성인의 유품이 후세를 향해 역사적이고, 신앙적인 교훈은 주어도 그 자체에 신성한 능력을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죽은 자의 시신이 엘리사의 뼈에 닿았을 때 살아난 것은, 엘리사의 뼈에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가 절대 아닙니다. 그 기적이 여호와가 참 하나님임을 들어내는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엘리사는 일평생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호와가 참 하나님이며, 참된 구원이라”고 외쳤습니다. 이런 엘리사가 죽은 후, 이스라엘은 더욱 바알 숭배에 빠져 기적이 일어나도, 여호와의 능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 부패하였습니다. 하지만, 일평생 “여호와가 참된 구원의 하나님이라”이라고 외친 엘리사의 뼈를 통해 일어난 기적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호와 하나님이 참된 구원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엘리사의 뼈를 통해 죽은 자를 살리십니다.
주중 대사를 역임하신 김하중 장로님은 한때, 외교관 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교회도 잘 참석하지 않는 날라리 신자였습니다. 그러다 어머니께서 갑자기 소천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장례식에 참석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평상시 읽으시던 성경책을 가지고 돌아가던 비행기 안에서 진심으로 회개하며 지금처럼 뜨거운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성경을 진심으로 읽고 사랑하면, 하나님은 내가 사용했던 성경책을 통해 기적을 베푸십니다. 그 성경책 자체에 신비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하나님을 생각나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기도 방석이 있다면, 그 방석은 누군가에게 기도의 도전을 주는 믿음의 유산이 되어집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면, 하나님은 우리가 남긴 작은 뼈가 누군가를 회복시키는 기적의 통로가 사용하십니다. 이것이 믿음의 유산입니다. 돈이나 집보다 믿음의 유산을 준비하는 멋진 인생이 되시기 바랍니다.